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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과 인권> 읽기 (재창간 이후)/제8호(재창간호) (2010)

발간사 ; 시대의 언어, 세대의 시각으로 읽다 / 김용혁, 김원영

 8호 발간사.pdf

 

시대의 언어, 세대의 시각으로 읽다

김용혁・김원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학회장

인권은 시대의 언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해관계와 정치적 지향을 뛰어넘은 보편적 토대로서의 ‘인권’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은 누구도 제대로 정의내리지 못한 것 같다. 이 학술지의 이름은 <공익과 인권>이다. ‘공익’과 ‘인권’, 둘 모두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거나 될 수 없는 언어인데, 우리는 감히 공익과 인권을 논하겠다고 책을 펴낸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는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가 발간하던 <공익과 인권>의 편집 전권을 이어받아 새롭게 책을 내게 되었다. 학생들이 편집기준을 새로 만들었고, 편집방향을 설정했으며 그에 맞춰 들어온 원고들을 꼼꼼히 손봤다. 내용은 인권법학회 학회원을 비롯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국내외 법률가들의 원고로 채웠다. 학생들을 믿고 출간비용을 지원하면서도 편집의 전권을 넘겨준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와 항상 학문적이고 윤리적인 가르침을 주시는 한인섭, 조국, 양현아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새로 탄생하는 <공익과 인권>을 위해 흔쾌히 題字를 써주신 신영복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과거 <공익과 인권>에 비해 법률전문가들의 원고 비중이 줄었고, 그만큼 학문적인 차원에서 논의의 수준은 저하되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대의 ‘인권’ 영역에서 중요한 주제들을 탐색하여, 새로운 세대의 예비 법률가로서 과감하면서도 수준있는 논의들을 끌어내고자 했다.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 용산참사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법리적 쟁점들을 오랜 시간의 논의와 조사, 창의적인 시각으로 다룬 결과물이다. 그 밖에 국내외 법률가들의 글을 비롯해 다른 학생 필진들의 글 역시, 국내외 인권 주제들에 접근하여 학문적・실천적 고민에 답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아쉽지 않은 글들이 될 것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앞으로 <공익과 인권>은 학생들이 만드는 가장 도전적이고도 권위 있는 학술지가 되고자 한다. <공익과 인권>은 새롭게 등장하는, 혹은 전통적인 인권 주제들을 높은 수준의 상상력과 창의적인 접근으로 다루는 학술지가 될 것이며, 학문적으로도 완성도를 가진 원고들로 채워질 것이다. 이 시대를 인권의 언어로 읽되, 정체되지 않는 새로운 독해법을 예비법률가 세대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이는 우리 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여러 문제들과 씨름하는 실천적인 선배법률가들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과감히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5월 먼저 세상을 떠난 인권법학회의 故 정원일 학우와도 출간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그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함이 남을 책을 내놓게 되었다. 그만큼이 그의 빈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