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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과 인권> 읽기 (재창간 이후)/제12호 (2012)

발간사 ; 지금, 우리가 만나서 / 박은정, 김현경

 

12호 발간사.pdf

지금, 우리가 만나서

박은정・김현경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학회장

여기, 학생들의 주도로 재창간된 <공익과 인권> 세 번째 책을 선보입니다. 오로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책을 기획하고 원고를 모집 선정, 필자와 상의하며 글을 편집해 나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기에, 바삐 돌아가는 법학전문대학원 일정 속에서 <공익과 인권>이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도 있었습니다. 재창간하면서 품었던 야심찬 포부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도전을 앞둔 설렘과 용기가 더 컸던 덕분에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어 <공익과 인권> 통권 제12호를 내어 놓습니다.

고민의 끝자락에서 언제나 더 깊은 고민과 성찰로 응답한 필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호에는 그 어느 때보다 학생들의 손끝에서 나온 글이 많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만나 고민을 나누고, 그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고, 서로를 설득하며 하나의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은 힘겹지만 소중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에는 성장기에 있는 예비 법률가들이 현재 품고 있는 고민들을 새로운 시선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점이 돋보입니다.

재학생들이 긴 시간 동안 치열한 고민과 토론을 거쳐 값진 글을 완성하는 동안, 1기 졸업생들은 실무가가 되어 사회 곳곳에서 공익과 인권을 향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선배 변호사들과의 대담은 학생에서 실무가로 이제 막 거듭난, 과도기에 있는 새내기 법률가들이 현장에서 몸소 써내려간 또 한 편의 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아울러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준 높은 원고를 보내주신 외부 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펴내는 책이지만, 필자들의 고민은 실정법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제주도로 직접 현장연구를 떠나고, 법조문에서 찾을 수 없는 권리에 대해 고민하며 세상 속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포착해냅니다. 한편으로는 사회 내부의 목소리를 담아 새롭게 만들어진 법의 의의와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한 발짝 앞서 나간 판례의 법리를 분석하는 등 법 안으로 들어온 사회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습니다. 법이 살아 숨쉬는 사회로 관심이 뻗어나간 글을 통해 법이 역동적이고 복잡다단한 우리의 현실을 담아내려면 어떻게 변모하여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한 이래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신입생들이 새로운 기운으로 자리를 채워주었습니다. 변화는 새로운 흐름이 되어 <공익과 인권>에도 새 사람들의 고유한 색과 열정이 더해졌습니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공간을 통해 지금 이 자리를 채우는 이들과 필자들이 만나는 매 순간이 무척 소중했습니다. 그 순간의 반짝임이 독자에게로 이어져, 독자들이 글을 통해 텍스트 속에 숨어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독자 한 분 한 분의 교감이 개개의 글을 더욱 자라게 하여, 서로의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지금, 우리가 만나서 삶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키워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