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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과 인권> 읽기 (재창간 이후)/제9호 (2011)

격려사 / 한인섭

 

9호 격려사.pdf

격 려 사

한 인 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익인권법센터장

여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인권법학회 학생들이 주도하여 <공익과 인권> 제9호를 낸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서, 학생주도형 로저널의 발간이 하나의 과제처럼 인식되었을 때, 우리 공익인권법센터의 교수들은 그간 발간해오던 <공익과 인권>의 편집권을 학생들에게 넘겨주기로 했고, 학생들은 그 과제를 기꺼이 맡았다. 학생들은 제2창간의 각오로 열심히 작업했고, 그 결과 <공익과 인권> 제8호(재창간호)를 발간할 수 있었다. 이 저널을 받아본 여러분들로부터 호의 넘친 반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에게도 큰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 제9호는 그보다 한걸음 더 나아갔다. 구체적인 문제의식과 전문성에의 추구에 있어, 어느 법률저널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로스쿨이 도입되었을 때 우려 중의 하나는 학생들이 지나치게 실무 실용지향적으로 흘러 법조인의 본연의 사명 사회정의와 인권의 옹호 에 소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그러한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켜 주었다. 현재 인권법학회는 70명 이상의 회원이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명목적인 구성원이 아니라, 매주 모임과 정례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외부인사를 모시고 깊이 있는 대화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학생들의 소모임이다. 현재 인권법학회의 연구소모임은 6개 단위가 활동하고 있는데, 그 주제는 아이돌가수 연습생의 인권, 새터민지원 법률안 검토, 간접고용노동자의 보호 등 기존의 법학에서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는 분야의 문제점을 파고들면서 그 법적 개선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몇 개월 동안의 토의는 학술논문으로 응집된다. 그 중의 일부는 이번호의 특집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찾고, 이를 정밀한 법이론으로 승화시키고 그런 , 과정에서 동료애를 키워가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내년부터 로스쿨의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착근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따르고, 많은 오해와 선입견을 긍정적으로 해소시켜가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에서 어디 쉬운 과제가 있었던가. 눈앞의 과제를 헤쳐가면서도, 장기적 비전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법학도의 공통과제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분투를 바란다. 당당하게, 그러면서도 겸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