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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과 인권> 읽기 (재창간 이후)/제18호(2018)

편집장의 말 /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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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말>


김소연

<공익과 인권> 제18호 편집장

 

  올해는 아홉 사람의 생각이 모여 아홉 편의 글이 탄생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뜨거운 기록들입니다.


  사람은 ‘기록’함으로써 유한한 것들의 수명을 연장합니다. 원래는 머리로 몸으로 기억해 뒀다가 돌이킬 수 없는 오해와 왜곡을 감수하며 전했어야 할 것들입니다. 이걸 사람 밖으로 끄집어내 기호를 이용해 재구성해 둠으로써, 나중에 누구라도 찾아와 같은 내용을 보고 읽을 수 있게 만듭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정보와 생각 중에 무엇이 마침내 살아 남게 될지는 정말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 수 있겠지만, 우리는 기록함으로써 그것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늘려볼 수는 있습니다.


  약자가 강자로부터 입은 피해의 보상을 구하거나 강자와의 힘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은 아주 길고 힘든 싸움입니다. 현 상태를 깨트리고 공・사익의 균형을 재조정해 나가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요구하지 않으면 사회가 변화할 일은 요원한데, 정작 가장 변화가 절실한 사람들은 그 삶의 무게로 인해 마음껏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 장기전을 함께할 반가운 목소리가 있다면, 흩어져 버리기 전에 하나라도 더 붙잡아 기록의 장(場)으로 데려와야 합니다.


  <공익과 인권>도 이를 위한 하나의 물리적 토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약자에 대한 공감과 현실에 대한 비판을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길고 힘든 싸움을 해나갈 사람들에게 버팀목으로 내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승산 없는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이 글들이 하나의 작은 무기라도 될 수 있었으면, 외면하는 사람들 속에서 지쳐갈 때 작은 위로나 희망의 목소리라도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만약 이 책이 누군가의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탄탄한 주장을 만드는 데까지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생각을 활자로 고정한다는 건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과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기꺼이 편집위원회와 연락을 계속하며 글을 완성해주신 아홉 분의 저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학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편집을 함께 한 제18호 편집위원들, 인권법학회의 지도교수님이시자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장으로서 <공익과 인권> 발간에 귀한 도움을 주신 양현아 교수님, 올해도 어김없이 무사한 발간을 위해 힘써주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김영중 박사님과 도서출판 온샘의 신학태 선생님께도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전(前) 편집장 남수진 선배님을 비롯하여 편집과 출간을 위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 주신 편집위원 선배님들과, 사단법인 두루의 최초록 변호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이름을 적지는 못했지만 <공익과 인권> 제18호가 발간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곧 <공익과 인권> 제18호는 책으로 파일로 세상 빛을 보게 되겠지요. 소중한 기록의 탄생입니다.